가장 아름다운 20대 초반의 첫사랑 이야기! 장편소설 「굿바이 실버 플라워」 (널들별 저, 보민출판사 펴냄)
어느 날 지훈의 봉인되어 있던 먼 기억 속에서
한 사람의 이름이 희미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훈은 어느 날 TV 화면 속의 여자가 삼십여 년 전 헤어졌던 그녀와 매우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근 삼십 년 동안 숙면을 잘 취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녀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지훈은 문득 그녀가 너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뜻밖에 마지막 즈음이었던 것 같은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 기억은 마치 하얀 그림자가 흐느적거리듯 흐릿하기만 하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그 속에 애잔한 애틋함 같은 것이 남아 기억의 언저리를 잠시 맴돌았다. 그런데 갑자기 몹시도 그녀를 보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녀의 이름은 민서였다. 그날 이후, 지훈은 괴로울 정도로 삼십여 년 전 그녀에 대한 생각을 떠올려보려 애를 썼다. 지훈의 기억 속 그녀는 피카소 그림에 나오는 여인들처럼 조각조각 붙여 만들어진 여인의 모습과 흡사한 기억으로만 떠오를 뿐이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기억의 호수 깊숙한 심연에서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올랐다……
- 장편소설 「굿바이 실버 플라워」 본문 中에서
지훈은 민서의 작은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내가 너를 가끔 실버 플라워라고 부르고, 너는 어디에선가 실버 플라워라는 소리가 들린다면 반드시 나를 찾아와야 해. 그건 내가 너를 미치도록 너무 보고 싶다는 거야. 심장이 멎어버리기 바로 직전인 것이고, 그만큼 급박한 상황이 생긴 거야. 알았지? 반드시, 반드시 나 죽기 전에 와야 한다!”
지훈은 안았던 그녀의 이마에 다치지 않도록 고요히 입을 맞췄다.
“실버 플라워? 응. 그래. 알았어.”
민서는 잠시 지훈의 눈동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럼 다른 사람은 들리지 않고, 나만 들릴 수 있게 불러줘야 해. 그런데 내가 작고 어린 바람소리로 착각할 수 있도록 불러줬으면 해. 네가 나를 부르지 않았더라도, 작은 바람만 불어와도 네가 나를 부르고 있다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게.”
민서는 다시 잠시지만 지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작고 어린 바람이 일어 에델바이스를 깨울 거야. 에델바이스 향을 머금은 바람이 다시 나에게 불어오면, 네가 나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너를 찾겠지. 네가 나를 부르지 않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할 거야. 그래서 나는 늘 작은 바람만 불어와도 언제나 너 때문에 행복할 거야. 그렇게 행복했기에 너를 잊지 못하고 기억하겠지. 바람은 언제나 다시 불어올 거야. 많은 시간이 흐르겠지. 내가 언젠가 아프거나 죽어 모든 기억이 사라지는 날이 오더라도, 어디선가 다시 작은 바람소리가 내게 들려온다면 나는 너를 기억하고 다시 떠올릴 거야. 내 기억은 바람이 되고, 다시 에델바이스를 깨울 거야. 그래서 나는 네가 나를 지금처럼 사랑했다는 것을 영원히 기억할 거야. 그리고 내가 너에게 사랑받았다는 사람이었다는 것, 그것 때문에 영원히 행복할 거야.”
민서도 지훈을 바라보고 지훈을 안아주었다.
장편소설 「굿바이 실버 플라워」는 남자 주인공 지훈의 과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가장 아름답던 20대 초반의 첫사랑이었던 민서 그녀와의 첫 만남과 함께한 기억들, 그리고 그녀를 지켜주겠다는 다짐 속에서 지훈은 행복했었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주변 지인들은 지훈에게 헤어지라는 말뿐이지만 어떻게든 키가 작고 사랑스럽던 민서와 결혼하겠다는 지훈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리고 삼십여 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기억들을 하나씩 되살리며 지훈을 독자들은 애잔하게 바라볼 것이다. 진정한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봤던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애잔한 사랑 이야기로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2021년 12월 20일 출간 / 널들별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344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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